스페셜티 커피의 핵심은 커피가 거쳐온 수많은 단계와 커피 생산에 참여한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다. 스페셜티 커피는 최고의 커피콩을 찾아내, 재배에서 추출에 이르는 단계 하나하나로부터 최상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기초로 한다. 슈퍼마켓 커피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은 커피계의 명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페셜티 커피
스페셜티라는 말은 상업용으로 그냥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는 공식적으로 커피를 찾아다니면서 커피를 검사하고,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적 표준을 설정하는 스페셜티 커피협회들이 존재한다. 이들 중 미국과 호주, 일본, 유럽의 단체들은 스페셜티라고 불리는 커피를 규제하고 홍보하기 위해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기도 하며 공모전이나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여기서 공모전이란 월드 커피 인 굿 스프릿 챔피언십처럼 세분화된 경쟁 부문과 15쪽 상당의 규칙들을 갖춘 세계적 규모의 행사들을 말한다. 스페셜티 커피도 엄연한 하나의 사업인 것이다. 커피콩이 거쳐온 긴 여정과 커피콩을 손질하는 많은 일손을 고려하면, 커피의 맛을 예측하고 조정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의 경우에는 바리스타들이 원산지와 그곳 커피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맛을 예측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바리스타들은 이 예측을 토대로, 커피콩을 시험하고, 맛보고, 서로 섞으면서 무수히 다양한 맛을 창조해 낸다. 커피 열매를 커피콩으로 가공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로스팅된 커피의 맛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 공급자들은 이 가공 과정의 모든 단계를 엄격히 통제함으로써 최상품의 커피를 생산해내고자 한다. 공급자들은 원산지를 참조해 커피콩을 고르는 일부터 시작한다. 한 지역의 지리적 특색은 커피의 맛에 그대로 배어 나오므로, 공급자들은 커피콩이 자란 장소와 그곳의 고도 등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이는 일종의 산지 개념으로서, 와인이나 치즈의 특성을 묘사할 때도 동원된다. 토양과 기후가 식물의 품종 및 경작법과 어우러져 한 지역의 독특한 특색을 표현해 내는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용 열매는 손으로 하나하나 골라 가며 직접 따야 한다. 잘 익어서 향기롭고 부드러운 열매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열매는 대부분 습식 처리되며, 커피콩은 손으로 일일이 분류된다. 분류 과정을 두세 차례 거치는 동안 가지나 껍질 같은 불순물과 훼손된 커피콩은 제거된다.
세계 경제 속의 커피
커피는 우리가 매일 아침 침대 밖으로 나오게 하는 동기이자, 우리를 보다 행복하게 하는 음료이기도 하다. 그런 커피의 가격은 어떻게 매겨질까? 여기에 그 해답이 있다. 커피는 전 세계 수억의 사람들을 침대 밖으로 이끌어낸다. 그들의 생계가 커피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재배하고, 가공하고, 운송하고, 판매하는 사람들의 수가 이토록 많다. 또한 커피는 세계 경제에서 가장 가치 있는 1차 생산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수년 동안 석유 다음으로 많이 거래된 산물이 바로 커피다. 세계 시장에서 커피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 같은 시장 여건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에는 커피의 생산량이 너무나도 많아 커피값이 생산 원가보다도 낮아졌다. 아주 개괄적으로 말하자면, 스페셜티 커피는 바로 이런 환경 여건으로부터 탄생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고유한 특색과 희소성을 지닌 고급 커피다. 시장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상업용 커피보다 스페셜티 커피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지는 건 바로 이런 특성 덕분이다.
스페셜티 커피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이려면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페셡셜티 커피는 슈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카페나 로스터들을 찾아가 커피를 맛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직접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스페셜티 커피는 이런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을까? 내 대답은 그 커피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스페셜티 커피는 상업용이라 불리는 커피보다 좀 더 비싼 편이다. 따라서 돈을 좀 들여 케냐산 싱글 오리진 커피를 사게 된다면, 우리는 그 커피콩으로부터 최상의 맛을 우려낼 수 있는 방법을 이용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만일 이런 방식에 별 관심이 없다면, 스페셜티 커피 가격의 절반밖에 안 되는 보다 상업적인 커피콩을 사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커피콩 자체에 신경을 쓰는 대신 커피를 로스팅하고 끓이는 과정에 더 집중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전역의 커피 애호가들이 증명해주었듯이, 일단 스페셜티 커피를 한 번 맛보면 그 커피만의 새로운 풍미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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