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압식 커피포트로 즐기는 원두커피
증기압과 감압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를 감압식 커피포트라고 하며, 흔히 사이펀이라고 한다. 사이펀은 영어로 Syphon으로 표기하는데 이는 빨아올리는 관이란 뜻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원리로 볼 때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이 추출기구를 사이펀이라고 하는 곳은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다. 일본의 고노 한이 Syphon을 상표명으로 쓰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사이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사이펀의 올바른 명칭은 감압식 커피포트이다. 이 기구를 누가 발명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으나, 1827년에 독일의 물리학자 뇌렌뵈르그 교수가 그린 그림에서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커피 관련 서적에서는 1840년경에 영국의 네이피어가 가장 먼저 만들었다고 기술하고 있으나, 실제로 그는 수평식 감압 커피기구를 만들었다. 감압식 커피포트의 구조는 손잡이가 있는 지지대와 아래위가 둥근 유리 플라스크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위의 플라스크를 잇는 도관으로 뜨거운 물이 올라가고 위에서 커피와 만나서 추출된 커피액이 이 관을 통해 아래로 내려온다. 추출 방식이 모카포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뜨거운 물이 커피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모카포트와는 다르다. 도관의 윗부분에는 커피의 찌꺼기를 거르는 여과지나 여과 천이 부착되어 있다. 가열기구로는 알코올램프나 가스레인지를 이용한다. 감압식 커피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려면 볶은 커피를 보통 굵기로 분쇄한 신선한 커피, 깨끗한 물, 젖는 막대, 알코올램프가 필요하다. 아래쪽 플라스크에서 끓인 물을 추출할 커피 양에 맞게 붓는다. 여과지나 여과 천을 댄 위쪽 플라스크에 커피를 넣고 평평하게 한다. 위쪽 플라스크를 아래쪽 플라스크에 걸쳐둔다. 알코올램프 위에 기구를 올린다. 아래쪽 플라스크의 물이 끓으면 위쪽의 플라스크를 끼운다. 그러면 증기압으로 도관을 통해 뜨거운 물이 올라가 위쪽 플라스크에 있는 커피가 물 위로 떠오른다. 절반 이상의 물이 올라오면 나무막대로 저어준다. 커피와 물이 접촉하는 시간, 즉 추출 시간으로 커피 맛을 조절한다. 보통 시간이 절반 정도 지나면 한 번 더 저어준다. 젖는 세기나 횟수가 커피 맛에 영향을 준다. 적당한 시간이 되면 불을 끈다. 아래쪽 플라스크 안의 수증기가 냉각되면서 감압이 발생하여 위쪽 플라스크의 커피 추출액이 여과기를 통과하여 도관을 따라 아래쪽 플라스크로 내려온다. 커피 추출액이 다 내려오면 아래쪽 플라스크에 공기가 들어가서 거품이 생기는데, 이때 위쪽 플라스크를 떼어준다. 손잡이를 잡고 아래쪽 플라스크의 커피액을 잔에 따라 마신다.
터키식 커피포트로 즐기는 원두커피
16세기 초 중동의 시리아에서 처음으로 커피 열매를 볶아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때 사용한 추출기구가 터키식 커피포트이며, 그 기구를 이브릭이라고 한다. 이것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포트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터키식 커피기구로는 뚜껑이 없는 체즈베가 있다. 커피를 처음 재배하고 확산시킨 나라는 에티오피아와 예맨이지만 커피를 유럽으로 전파한 나라는 당시 중동 지역을 장악하고 있었던 오스만투르크 제국이었다. 이런 이유로 당시 커피를 조리하여 마시던 것을 터키식 커피라고 부르게 되었다. 터키식 커피포트인 이브릭은 두툼하고 넓은 밑부분과 몸통의 윗부분에 달린 주둥이, 뚜껑,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손잡이는 커피를 따를 때 45도 각도를 이룬다. 이와 달리 체즈베는 경사진 손잡이와 밑이 넓고 위가 좁으며 뚜껑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터키식 커피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려면 약간 강하게 볶은 신선한 커피와 분쇄기, 체즈베, 주전자 그리고 스푼이 필요하다. 사용법은 에스프레소 커피보다 더 곱게 분쇄한 커피를 1인분에 6g 정도로 계량하여 체즈베에 넣는다. 1인분에 80ml 정도의 찬물을 추출기구 안에 붓는다. 중간 세기의 불 위에 체즈베를 올려놓는다. 거품과 함께 커피가 끓어오르면 넘치기 전에 기구를 불 위에서 내렸다가 저어준다. 커피가 가라앉으면 다시 불 위에 올려놓는다. 이때 일어나는 거품은 걷어내어 따로 담아둔다. 이렇게 끓어오르면 체즈베를 불에서 내려 저어주고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에 다시 올리는 동작을 2~3회 더 반복한다. 작은 잔에 커피를 따르고, 걷어두었던 거품을 위에 올려 마신다.
'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메이커로 커피 추출 하기 (0) | 2023.03.22 |
---|---|
베트남식 커피 추출과 더치커피 (1) | 2023.03.21 |
카페러테 만들기 (0) | 2023.03.20 |
에스프레소란 무엇인가 (0) | 2023.03.19 |
원두커피에 일반적인 사항 (0) | 2023.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