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에스프레소 추출 방법은 하나뿐이지만 필터커피의 추출 방법은 여러 가지로 크게 침지식과 여과식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에스프레소는 높은 압력을 이용해서 빨리 추출하지만, 필터커피는 천천히 또는 부드럽게 추출한다.
침지식과 여과식
침지식의 원리는 용기에 커피 가루와 뜨거운 물을 같이 넣고 몇 분 동안 우린 후 필터로 커피를 거른다. 이 방법은 커피 입자를 골고루 물에 적셔서 특별히 숙련된 기술 없이 커피 성분을 고르게 추출할 수 있다. 여과식은 필터에 커피 가루를 담아 뜨거운 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뜨거운 물이 커피 가루를 적시고 통과하여 여과가 이루어진다. 복합적인 향과 커피오일을 지닌 액체가 중력에 의해 아래에 있는 서버로 흘러내리고, 젖은 커피 가루는 필터 안에 남는다. 커피 가루와 물이 접촉하는 시간을 조절하는 침지식과 달리, 여과식의 추출시간은 드리퍼에 물을 붓는 속도와 커피 가루의 굵기에 따라 달라진다. 고르게 추출하려면 추출하는 동안 커피 가루가 고루 적셔지게 해야 한다.
필터커피에 필요한 도구
필터커피를 만들 때는 침지식 또는 여과식을 선택해야 하며, 어느 쪽이든 항상 커피 가루와 물 그리고 다음의 기본 도구들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맞는 추출 도구를 준비한다. 베이킹과 마찬가지로 필터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울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푼으로 커피 양을 재거나, 부피로 물을 계량하는 것은 매우 부정확하다. 커피와 물의 양을 무게로 재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다. 그래서 0.1g까지 잴 수 있고, 위에 물양을 잴 때 물을 담을 물병이나 커피추출기구를 얹어서 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접시가 있는 저울이 필요하다. 커피 추출기구의 종류와 상관없이 생수나 적어도 정수한 물을 사용한다. 가능하다면 전자동 커피추출기구에는 볼빅을 사용한다. 다른 커피추출기구에는 몽칼므가 좋다. 꼭 필요한 드립포트는 백조 목모양의 특별한 물 배출구가 있는 포트이다. 이 포트가 없다면 여과식 커피를 추출하기가 어렵다. 이 드립포트는 클래식 포트에 비해 물을 부을 때 물양을 조절하기가 훨씬 쉽고, 고르게 추출된다. 하리오나 온도조절이 가능한 보나비타의 드립포트가 뛰어나다.
필터커피 시음
에스프레소와 마찬가지로 필터커피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시음하고 평가한다. 필터커피는 오랫동안 저급 커피로 인식되었으나 오늘날 다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필터커피는 비용이나 기술적 측면에서도 에스프레소보다 더 접근하기 쉽다. 그러나 좋은 커피를 만들어 충분히 즐기려면 몇 가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좋은 필터커피는 온도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잘 추출한 필터커피는 설탕이 필요 없다. 설탕을 넣으면 섬세한 특징의 미묘한 맛들이 가려진다. 반대로 잘못 추출해서 감미로운 맛이 없고 쓴맛이 나는 필터커피는 설탕을 넣어서 밸런스를 좋게 할 수도 있다. 필터커피의 맛은 에스프레소만큼 용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유리컵이나 투명한 머그잔에 추출하면 필터커피의 색깔 즉 원두의 로스팅 정도를 알 수 있다. 필터커피에서 나는 향은 과일, 꽃, 견과류 계열의 기분 좋은 향이다. 그 밖의 다른 향들은 오히려 결점으로 볼 수 있다. 기본 5가지 맛 중 필터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맛은 의심할 여지없이 신맛이다. 왜냐하면 산뜻하고 신선한 느낌이고 좋은 과일향과 조화를 이루어 깔끔한 맛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정도여야 좋지 너무 강하면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필터커피의 아로마는 에스프레소보다 다양하며 꽃, 과일, 푸른 풀, 견과류, 캐러멜, 초콜릿, 향신료, 탄내 등의 몇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아로마는 에스프레소와 같이 코로 맡은 향들을 보완하나 서로 반드시 같지는 않다. 에스프레소는 필터커피보다 농도가 10배나 더 진한 커피로, 필터커피의 보디를 에스프레소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보디와 관련된 요소들은 물에 녹지 않고 음료 속에 떠다니는 물질들인데 이것들이 커피의 농도를 진하게 만든다. 필터커피는 당연히 에스프레소 같은 강도와 보디, 점도와 농도가 아니다. 반면에 필터커피에서는 섬세함, 세련됨, 입안에서의 여운, 기분 좋은 신맛, 비단처럼 부드러운 보디, 뚜렷한 향 등을 찾을 수 있다. 필터커피를 마시는 것은 복잡하게 꽉 찬 시야에서 벗어나 천천히 한적하게 여행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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