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즐기는 나만의 로스팅
커피를 대규모로 생산하기 전에는 커피를 볶는 것은 그 집안의 가장이나 주부들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었다. 지금도 중동의 아랍권 국가들에서는 아침마다 원두를 볶아서 커피를 준비하는 것을 하나의 의식처럼 행하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 거주하는 커피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커피를 직접 볶아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에 커피의 특별소비세가 없어지고, 커피 볶는 기계가 출시면서 커피를 직접 볶는 가게가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커피 생두를 판매하는 유통체계를 정립하기에 이르렀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일부 커피 마니아들은 소형 커피 로스터를 구입하여 직접 로스팅해 봄으로써 자신만의 커피를 즐기고 있다. 또 맛있는 커피 맛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문 지식을 얻기 위한 커피 교육과 정보 공유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가정용 커피 로스터에는 전동식과 수동식 두 가지가 있다. 전동식에는 국산과 외국산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만족할 만한 가정용 커피 로스터를 발견하지 못했다. 커피 마니아층에서 직접 제작한 소형 로스터도 많고 그중에는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도 있다. 또한 국산 프라이팬 로스터도 시판하고 있다. 전동식 로스터 커피콩을 볶을 때는 로스터 안에 생두를 넣고 색상과 소리, 온도와 시간을 보면서 원하는 볶기 정도를 찾아야 한다. 목표로 하는 커피 샘플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수동식으로 로스팅을 즐길 때에는 프라이팬이나 철망을 사용하면 된다. 가정용 프라이팬 중에서 깊이가 있고 가벼운 것이면 가능하다. 철망으로 만든 것은 일본 제품이 있는데, 국산으로도 응용하며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프리시전을 이용한 커피 볶기에 대해 알아보자. 프리시전의 뚜껑을 열고 일정량의 커피 생두를 넣는다. 뚜껑을 덮고 버튼을 누른다. 생두가 볶아지면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다. 1차 팽창 소리와 2차 팽창 소리가 나는 시점을 잘 관찰하도록 한다. 5~7분 사이에 원하는 볶기로 볶아지면 뚜껑을 열고 식힌다. 뚜껑에 실버스킨이 가득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볶아진 상태를 확인하고, 불량 콩은 골라낸다. 철망을 이용한 수동식 커피 볶기는 철망 뚜껑을 열고 일정량의 생두를 볶음기에 넣는다. 집게로 철망을 고정시킨 다음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켜고 화력을 최고로 한다. 약 10cm 이상의 높이에 철망을 놓고 상하좌우로 흔들면서 철망 내의 커피 생두가 잘 섞이게 한다. 이때 교반이 잘 되지 않으면 커피의 납작한 면이 까맣게 타게 되는데,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첫 번째 팽창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철망의 높이를 차츰 높인다. 원하는 색상이 되면 마무리한다. 두 번째 팽창 소리가 날 때까지 진행해도 되며, 높이는 차츰 높게 하여 볶아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원하는 로스팅 정도가 되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식히거나 선풍기를 켠 뒤 아래에서 위로 바람이 나오게 뉘어 놓고 신속하게 냉각시킨다.
커피 블렌딩
커피는 품종과 생산국에 따라 맛이 다르며, 각기 특징적인 맛을 지니고 있다. 블렌딩이란 이러한 커피를 섞어서 조화롭고 색다른 맛과 향을 가진 커피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커피 애호가들은 풍부한 경험에서 비롯된 블렌딩을 커피의 예술이라고도 하는데 새로운 커피의 맛을 창조하기때문이다. 일부 커피 회사나 커피를 직접 볶는 가게에서는 커피 원가를 낮추기 위해 블렌딩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블렌딩은 커피 종별로 가장 알맞은 볶기 정도를 찾아내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커피의 특징적인 맛과 향을 정확하게 추출할 수 있어야 하며, 커피 맛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커피 맛을 창하기 위해서는 볶은 커피별로 맛을 기억하며 조화된 맛을 내는 배합 비율을 상상할 줄 알아야 한다. 너무 독특한 맛의 커피는 사용량을 줄이고, 각각의 커피가 지닌 맛을 살리는 상생의 균형미를 찾아내야 한다. 전반적으로 커피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블렌드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블렌딩은 단순히 배합 비율 대로 섞는다고 해서 좋은 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커피 생산국이나 품종 및 등급에 대해 파악해야 하며, 베이스가 되는 커피를 중심으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선하고 좋은 커피 원두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볶기 정도의 차이가 너무 큰 블렌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동일한 수확 연도끼리 배합해야 하며, 로스팅을 한 후 블렌딩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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