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두를 그대로 삶으면 푸르스름한 색을 띠고, 생두 눈에서 싹이 5~7mm 정도 나온다. 이것을 마셔보면 맛이 좋지 않다. 생두를 열로 볶아야만 우리가 평소에 즐기는 커피의 맛과 향이 생긴다. 커피 볶기는 생두가 갖고 있는 맛과 향을 끄집어내는 기술이다. 로스터의 구조, 작동 순서, 맛과 향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변수, 기계 청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야 맛있고 향기로운 커피를 볶을 수 있다. 커피를 볶는다는 것은 열이 잘 통하지 않는 커피 생두에 열을 골고루 가하여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커피 볶기를 하기 전에 커피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쌓고 재현성 있는 추출 기술을 익힌 뒤 맛과 향에 대한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 잘 볶은 커피는 블렌딩의 최고 조건이 된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로스팅의 역사와 로스터
커피 생두에 열을 가해 볶아서 맛과 향을 만드는 과정을 볶기 또는 볶음이라고 하고 영어로는 로스팅 일본어로는 바이센 한자로는 배전이라고 한다. 커피 열매속의 씨앗을 분리하여 말린 뒤 볶아야만 커피의 맛과 향이 생긴다. 녹색은 띤 커피 원두를 그대로 씹거나 삶으면 커피의 맛과 향은 전혀 나지 않는다. 열을 가해 커피 원두에 성분 변화를 일으켜야 커피다운 풍미가 생긴다. 로스팅의 시작은 커피를 귀하게 여겼던 아랍인들이 커피 종자가 외부로 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불에 태웠거나 익혀서 내보낸 데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우연한 산불로 건조한 커피나무가 불에 타면서 나는 향긋한 냄새를 맡고 커피를 볶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있다. 아무래도 후자가 훨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커피를 처음 발견하고 약리 효과를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커피 열매를 볶아서 마시지는 않았다고 한다. 커피에 열을 가해 볶으면 맛과 향이 생기는 것을 누가 가장 먼저 발견하여 실용화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분명한 기록이 없는 과거 속에서 그 연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커피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1520년경에 중동의 시리아에서 처음 볶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사용한 기구를 살펴보면 철판 위에서 열매를 볶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오래된 기구는 손잡이가 긴 프라이팬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수평으로 저어주면서 볶다가 점차 원통형으로 볶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그 후 전통 모터의 발명으로 1903년에 원통형 전동 볶음기가 발명되었다. 이후에는 다양한 모양의 볶음기가 출현했는데, 궁극적인 목적은 커피가 지닌 고유의 맛과 향을 잘 살린 원두커피를 만드는 데 있었다. 볶는 데 사용한 열은 처음에는 모닥불이나 장작불로 하였으나 차츰 기름, 가스, 전기 등 다양한 열원이 개발됐다.
로스팅, 커피의 색과 맛 그리고 향의 변화
커피를 볶는 과정, 즉 볶기는 커피 원료인 생두에 적당한 온도의 열을 가하여 여러 가지 열화학적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커피 생두의 내부 조직을 변화시키고, 커피 특유의 과 향이 나게 하는 작업이다.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온도에서 커피를 볶으면 생두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맛과 향을 살릴 수 없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볶아야 한다. 약하게 볶으면 커피의 향이 나지 않고 신맛이 강한 커피가 되며, 강하게 볶으면 강한 향과 쓴맛이 나는 커피가 된다. 이 과정에서 생두는 물리적인 변화를 비롯하여 화학적인 변화 그리고 혀와 코로 느낄 수 있는 관능인 변화를 일으킨다. 볶는 과정에서 생기는 이러한 다양한 변화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스팅을 하면 생두의 색깔이 바뀌고, 무게가 줄어들고, 크기가 변하고 팽창하면서 소리가 난다. 녹황색의 커피 씨앗은 열에 의해 차츰 하얗게 되다가 황색을 띠게 되는데, 열을 더 받게 되면 밝은 갈색에서 차츰 짙은 고동색으로 바뀐다. 나중에는 표면에 기름이 배어 나와 번질거리다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생두를 볶으면 처음 무게보다 차츰 가벼워지며 강하게 볶을수록 점점 무게가 줄어드는데, 커피 맛을 느낄 정도가 되려면 무게가 15% 정도 줄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최고로 강하게 볶으면 25%까지 줄어들기도 한다. 생두의 처음 부피를 100이라고 하면 부피는 170까지 증가하는데, 덜 볶을수록 적게 팽창하고 강하게 볶을수록 가벼워지고 부피는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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